‘자기 주도적 암기법’이 평생 간다
1) 나선형 반복 학습 패턴 만들어주기
암기의 기본은 ‘반복 학습’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간단한 사실이지만 어떻게 반복해야 학습의 효과를 최대로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아는 학부모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이때 추천하고 싶은 학습 패턴은 학습 과정이 점진적으로 심화, 확대되면서 여러 번 반복되는 ‘나선형 반복 학습 패턴’이다. 인지구조 이론가 브루너(J.S Bruner)가 주장한 학습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일제 강점기 정책’에 대해 암기한다고 하자. 먼저 일제 강점기 내용을 다룬 학습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을 보고→ 글밥이 있는 일제 강점기 한국사 이야기를 읽은 뒤→ 일제 강점기 부분의 교과서 텍스트를 암기한다. 이렇게 동일한 주제라도 비교적 쉽고 내용이 적으며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자료부터 점차 심화된 내용으로 학습해 나가야 한다. 학부모는 아이가 나선형 반복 학습 패턴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학습 자료를 치밀하게 나열해주어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학습 내용의 범위를 좁게 잡아 단기간에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의(Hermann Ebbinghaus) 망각곡선에 따르면 학습 후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되며, 1시간 뒤에는 약 50%, 하루 뒤에는 약 70%를 망각하게 된다.
따라서 학습 범위를 너무 넓게 잡지 말고 10분 후, 1시간 후, 1일 후, 1주일 후 복습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을 각각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역사를 공부한다면 일주일 단위로 선사시대/청동기시대/삼국시대 등과 같이 학습 범위를 제한하고 일주일 동안 그 범위만 반복 심화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주는 게 좋다. 수학, 과학 등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이다.
기초 문제집만으로 진도를 빼는 데 급급하지 말고 한 단원씩 기초 문제집→ 기본 문제집→ 심화 문제집→ 고난도 문제집 순으로 반복 및 심화해야 배운 내용을 잊지 않는다. 혹시 ‘옆집 누구는 고등학교 과정까지 선행학습을 마쳤다더라.’라는 소문을 듣고 마음이 급해진 적이 있는가?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진도를 뺐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반복하면서 심화학습을 했는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학원을 다니든 과외를 하든 담당 선생님께 “진도에 연연하지 말고 차근차근 고난도 문제까지 다뤄주세요.”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학부모가 되어야 아이가 배운 지식을 오래 기억하는 좋은 학습 습관을 가질 수 있다.
2) 집중하여 읽는 연습 시키기
암기력은 체력처럼 노력한 만큼 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노력을 해야 아이의 암기력을 키울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집중해서 본 것을 더 잘 암기한다. 그래서 집중력이 좋은 학생이 그렇지 못한 학생보다 암기력이 더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집중력 있게 읽도록 유도하려면 사전 미션을 주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독서 후 각 지역의 독서교육종합시스템에 접속하여 독서 퀴즈를 풀어보게 함으로써 책을 정독하도록 유도하거나, 직접 독서 퀴즈를 만들어 보게 할 수 있다. 독서장(독후감)은 전체적인 감상을 적는 것인데 비해 독서 퀴즈는 인물, 배경, 사건에 관한 구체적인 사실을 묻는 것이기에 꼼꼼하게 집중하여 읽지 않으면 풀 수가 없다. 따라서 독서 퀴즈 미션은 책을 집중해서 읽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책에 나온 모르는 단어를 3개 이상 적기, 전체 줄거리를 몇 줄로 요약하여 적기 등과 같은 미션 아래 정독하도록 유도한다면 자녀의 집중력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집중력 있는 독서는 한 권의 책을 꼼꼼하게 읽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흔히 학부모님들은 [여러 종류의 책을 많이 읽는 것] vs [한 권의 책을 꼼꼼하게 읽는 것] 중에서 전자를 더 선호한다. 그래서 학부모 상담 시에도 “우리 아이는 자꾸 똑같은 책만 반복해서 읽어요.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지 않아요. 책을 너무 느리게 읽는 것 같아요.”와 같은 하소연을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하지만 오히려 책을 빠른 시간 안에 대충 읽는 것보다 같은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것이 집중력과 독해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학년이 높아질수록 아이들의 관심사가 점차 넓어지게 되므로 위와 같은 고민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따라서 독서 초기에는 집중력 훈련을 위하여 다독보다는 정독을 권유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 어떤 책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면 학습 도서보다 문학동네 문학 수상작, 비룡소 스토리킹 수상작, 창비 문학상 수상작 등 검증된 수상작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수많은 심사 과정을 거쳐 재미와 감동이 보장된 수상작들은 독서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도 글 속에 흠뻑 빠져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나만의 암기장 만드는 법 알려주기
시험 전날 벼락치기 암기를 할 때 누구나 한 번쯤 만들어봤을 ‘암기장’. 암기장은 외워야 할 중요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노출해주기에 특히 수험생에게 꼭 필요한 아이템이다. 그러나 수많은 학생이 암기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암기장을 꾸미는데 시간과 정성을 과하게 쏟거나, 외워야 할 내용을 요약하지 못하고 그대로 적거나, 눈으로 대충 암기하고 다 외웠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암기장을 만들 때는 한 번에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여러 번 암기장을 작성해가며 다듬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암기장을 만들도록 제시할 수 있다.
펜 대신 지울 수 있는 연필을 사용하여 외울 내용을 대충 휘갈겨 쓰면서 암기장 초고를 만들게 한다→ 초본을 눈으로 외우게 한다→ 암기장 초고를 보지 않고, 머릿속에 정리하여 외운 내용을 백지에 적게 한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여 완고를 만든다→ 1주일 후, 한 달 후 등 기간을 두고 반복적으로 복습하게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백지에 외운 내용을 적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제대로 외우지 못한 내용도 암기했다고 착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착각이 시험지를 받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만약 완벽하게 외웠다면 시험지 앞에서 외운 내용이 생각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반, 번호, 이름은 절대 까먹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시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암기장이 존재한다. 마인드맵 암기장, 비주얼 씽킹 암기장, 빈칸 채우기 암기장 등.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암기장을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암기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주요 내용이 한눈에 쏙 들어오게 잘 정리된 암기장이 있더라도, 누군가 만들어준 완성된 암기장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그것을 초고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머릿속에 정리 및 암기한 뒤, A4용지 같은 백지에 나만의 암기장을 만들도록 지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4) 직접 체험하며 암기하도록 하기
예로부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 어른들도 운전을 배울 때 시동 거는 법, 브레이크 밟는 법, 깜빡이를 넣는 법 등을 글로 배우는 것보다 실제로 직접 운전대를 잡고 운전하면서 배워야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초등 과학의 경우, 글이나 영상으로 배우는 것보다 직접 실험해서 그 과정과 결과를 눈으로 볼 때 배운 것을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 상황에 따라 교사 대표실험을 하거나 영상으로 대체하기도 하기 때문에, 수업을 듣고 와도 아이가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초등학생 자녀가 과학을 어려워한다면, 가정에서 직접 과학 키트를 구입하여 과학실험을 해 보기를 추천한다. 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배운 내용을 지속적으로 실험 및 체험하면 과학에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교육 과정에 맞게 실험 키트가 잘 나오는데다,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따라서 가정에서도 조금만 시간을 내면 충분히 실험 재료를 갖추고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실험과정 역시 키트에 설명이 동봉된 경우가 많고, 교과서나 EBS 영상 등을 활용하면 아이와 함께 실험 순서를 보고 따라 할 수 있다. 비싼 수강료를 들여 과학 학원에 보내지 않아도 되고, 아이도 책이나 영상을 보면서 달달 외우는 게 아니라 재밌는 실험을 하며 자연스럽게 과학 지식을 학습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암기력이 부족한 아이를 위한 네 가지 암기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모두 가정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기에 주저하지 말고 자녀와 함께 한 번 시도해 보면 좋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를 암기력이 부족한 아이라고 섣불리 단정 짓지 않는 것이다.
혹시 학습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점검하고, 좋은 학습 습관을 만들어주는 데 노력을 기울여 보면 어떨까.
저와 같은 마음이실 것 같아 공유해왔습니다.
아기를 만날 날을 기다리는
예비부모님과 이미 치열하게 육아를 하고 있는
모든 부모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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